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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감성여행

공주여행

by moldedokkaebl 2025.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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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불장산 저수지, 일출은 없었지만

새벽 4시, 알람을 듣고 일어나 서둘러 집을 나섰다. 공주 불장산 저수지가 일출 명소라는 이야기를 듣고 카메라를 챙겨 길을 나선 것이다.

도착한 시간은 새벽 5시 30분. 하늘은 아직 어두웠고, 저수지는 고요했다. 삼각대를 세우고 자리를 잡았다. 동쪽 하늘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다. '이제 곧 떠오르겠지' 하는 기대감에 셔터를 누를 준비를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시간이 지나도, 더 기다려도 해는 나타나지 않았다. 두꺼운 구름이 하늘을 완전히 덮어버린 것이다. 6시, 6시 30분, 7시... 몇 시간을 기다려봤지만 소용없었다. 일출 시간은 이미 한참 지났고, 하늘은 그저 회색빛으로 물들어 있을 뿐이었다.

'헛걸음했구나.' 실망스러운 마음에 짐을 챙기려는데, 문득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황금빛 은행나무가 전해준 위로

저수지 옆 산책로에 서 있는 거대한 은행나무 한 그루. 온통 황금빛으로 물든 잎들이 아침 바람에 살랑거리고 있었다. 땅에는 노란 낙엽이 융단처럼 깔려 있고, 하얀 징검다리가 그 위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저 멀리 주황색 옷을 입은 사람이 천천히 걸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빨간 담쟁이덩굴이 휘감긴 건물과 그 너머로 보이는 울창한 숲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가을 풍경이었다.

'이것도 나쁘지 않네.'

일출은 보지 못했지만, 가을의 절정은 제대로 만났다. 카메라를 다시 들고 셔터를 눌렀다. 일출 사진은 아니지만, 이 순간만큼은 담아두고 싶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가을의 파노라마

시간이 조금 지나 드론을 띄워봤다. 일출은 놓쳤지만, 이왕 온 김에 이곳의 전체 모습이라도 담아보자는 생각이었다.

하늘 위에서 본 불장산 저수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저수지를 중심으로 사방이 온통 단풍으로 물들어 있었다.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 갈색... 자연이 만들어낸 색의 향연이 펼�쳐져 있었다.

저수지 옆 작은 건물들도 보였고, 그 사이로 난 산책로도 한눈에 들어왔다. 특히 저수지 끝자락에 놓인 다리가 인상적이었다. 물 위에 비친 단풍나무들의 그림자까지 더해지니,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가을 여행을 좋아하는구나.'

일출을 보러 왔다가 가을을 만났다. 기대했던 것은 얻지 못했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더 큰 선물을 받았다. 여행이란 게 원래 그런 거 아닐까. 계획대로만 되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만나는 작은 기적들이 더 소중한 법이니까.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일출은 못 봤지만, 공주 불장산 저수지의 가을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다음에는 꼭 맑은 날 다시 와야겠다. 그때는 일출도 보고, 이 아름다운 가을 풍경도 함께 담을 수 있을 것이다. 아니, 계절을 바꿔서 봄이나 여름에 와도 좋을 것 같다. 사계절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 같은 곳이었다.

공주 불장산 저수지, 오늘은 비록 일출은 보지 못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실망으로 시작했지만 감동으로 끝난 하루. 이것이 바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 위치: 충남 공주시 불장산 저수지
방문 시기: 2024년 11월
추천 시즌: 10월 말~11월 초 (가을 단풍 절정기)
주차: 가능
난이도: 쉬움 (산책로 잘 정비됨)
팁: 일출 촬영 시 반드시 날씨 확인! 구름 많은 날은 과감히 포기하고 다음 기회를 노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