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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논에서 마주한 하늘 하나 감동 하나 새벽 6시 40분.잠결을 뚫고 논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아직 느릿했지만, 마음은 묘하게 설렜다.모심기를 도우러 간다는 단순한 이유였는데도, 이상하게 아침 공기가 깊숙이 스며들었다.그때,논 위로 펼쳐진 하늘을 보고, 그 자리에 가만히 멈췄다.물이 고인 논이 마치 하늘을 품은 거울 같았고,구름은 그 거울 위로 천천히 내려와 발끝에 닿을 듯 흔들리고 있었다.그리고,논두렁을 따라 조용히 걷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햇살도 그 등을 따라가듯 부드럽게 비치고 있었다.참 오랜만이었다.이렇게 조용하고 느리며, 진한 장면을 만난 건.잠시 셔터를 누르기도 잊고,나는 그 새벽의 고요함과할아버지의 부지런한 하루 시작에 깊은 숨을 내쉬었다.사진을 찍기 위해 찾은 길이었지만,이날만큼은 사진보다 더 소중한 걸 담았다.바로.. 2025. 5. 20.
사진보다 따뜻했던 그 집 앞 풍경 오늘은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무려 한 시간을 걸었다.햇살이 제법 따가웠지만, 마음은 묘하게 설렜다.카메라 하나 메고, 조용히 걷는 길.도착한 곳은 지인의 집 앞 작은 대문이었다.그냥 대문 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름다웠다.연한 하늘빛으로 칠해진 문 위로 노란 목향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꽃잎은 바람에 흩날리고, 그 아래로는 조용히 기대 선 자전거 한 대.마치 누군가의 추억이 고스란히 이 장면 속에 스며든 것 같았다.한참을 바라봤다.프레임을 어떻게 짜야 할까보다, 그저 이 풍경에 마음이 먼저 멈췄다.누군가의 소중한 일상이 이렇게 예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사진은 결국, 감정의 조각을 담는 일이라 생각한다.그래서인지 이 대문 앞에서 느꼈던 고요함과 따뜻함을그대로 담고 싶었다.누군가에게는 그냥.. 2025. 5. 13.
김제 샤스타데이지 카페 드라이브 햇살이 눈부시게 맑았던 날, 우리는 김제로 짧은 드라이브를 떠났다.목적지는 '오늘여기' — 이름부터 마음을 끌었던, 작은 감성 카페.차창 밖으로 계절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고그 길 끝에서 만난 건, 샤스타데이지가 들판 가득 피어 있는 평화로운 풍경이었다.흰 꽃잎 사이로 걷다 보면, 복잡했던 생각들도 꽃잎 사이로 스르르 녹아내리는 기분.하얀 지붕의 건물, 그리고 한쪽에 톡 튀어나온 노란 지붕의 작은 공간.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조용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참 좋았다.카페 안으로 들어가면, 고소한 빵 냄새와 부드러운 커피 향이 먼저 반긴다.우리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갓 구운 빵을 나눠 먹으며 잠시 앉아 쉬었다.창밖으로 보이는 꽃밭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모금은,잠깐의 여행이지만 마음을 가득.. 2025. 5. 12.
말없이 머무는 풍경 흑백 속에 담긴 낭만오늘은 목포에 다녀왔다.사실 그냥 바다나 좀 보고 오자는 생각이었는데,스카이워크에 발 딛는 순간 뭔가 마음이 탁 놓이는 느낌이 들었다.철제 구조물이 머리 위로 이어지고,바다 위로 길게 뻗어 있는 그 길은마치 어디론가 데려다줄 것 같았다.햇살은 눈부셨지만, 바람은 부드럽고흑백사진으로 남긴 그 풍경은오히려 색이 없어서 더 따뜻했다.중간쯤에서 잠깐 멈춰서가져온 맥주 한 캔 따고,후랑크 소시지 꺼내서 한 입 베어 물었다.별거 아닌 건데,왜 그렇게 맛있었을까.그냥… 기분이 좋아서였던 것 같다.멀리 보이는 다리는 정말 멋졌고바다 위로 반짝이는 햇빛도마음속 먼지를 털어내듯 잔잔하게 스며들었다.목포는 참 낭만적인 도시다.큰 소리로 말하지 않아도가만히 바라만 봐도 충분한 그런 곳.괜히 사진 한 장 더.. 2025. 5. 3.
봄바람을 맞으며 즐긴 목포의 하루 푸른 하늘이 반겨주던 5월 2일, 우리는 전남 목포로 향했어요. 도착하자마자 반긴 것은 알록달록한 'MOKPO' 마린 케이블카 조형물이었죠.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의 생생한 색감이 푸른 산을 배경으로 반짝이며 우리를 맞아주었답니다.케이블카에 올라타니 탁 트인 목포의 바다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어요. 아래로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지고, 그 위로 하얀 포말을 그리며 지나가는 작은 배들... 하늘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 같았어요.우아하게 뻗은 목포대교는 푸른 바다 위에서 더욱 돋보였는데요, 햇빛에 반짝이는 다리의 케이블이 마치 하프 현처럼 아름다웠답니다. 이 다리가 육지와 섬을 이어주는 모습을 보니 인간의 기술과 자연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풍경에 절로 감탄이 나왔어요.스카이워크는.. 2025. 5. 3.
월요일의 작은 여행 전주 팔복동, 오래된 철길.새벽과 오전에 한 번만 다니는 철도 만나지 못했지만 언제나 이날에 오면 늘 반겨주는 나의 마음 포근해진다 봄이 오면 이곳은 다시 살아난다.양옆으로 빼곡히 늘어선 이팝나무들이하얀 꽃을 잔뜩 틔워 하늘을 가린다.흩날리는 꽃잎은 조용히 바람을 타고,마치 눈처럼 내 머리 위로 떨어진다.철길을 따라 천천히 걷는다.발밑에서는 돌자갈이 사각거리고,머리 위에서는 꽃잎들이 사르르 흘러내린다.이 길 끝에는 뭐가 있을까.설렘과 조금의 쓸쓸함이 함께 스며든다.오늘, 이 철길 위를 걷는 동안잠시나마 세상의 소란은 멀어지고내 마음 한가운데에도하얀 봄이 내려앉았다. 전주수목원,조용한 회전 교차로 한쪽에 눈부시게 피어난 노란 꽃들.작은 들꽃이 아니라,어디서 그렇게 힘을 얻었는지햇살을 가득 머금고 환하게 피.. 2025.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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