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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감성여행

동해 어달삼거리

by moldedokkaebl 2026.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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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어달삼거리.
요즘 핫플레이스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이곳에는 늘 사람이 많다.
추억을 만들러 온 사람들,
연인들의 웃음소리가 바다 바람에 실려 오가고,
사진을 찍느라 잠시 멈춘 발걸음들까지
이 길은 참 바쁘게 숨 쉬고 있었다.

그 사이에서 나는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묵묵히 버스를 기다렸다.
사람들은 웃으며 지나가고,
기억이 될 순간들을 가볍게 챙겨 떠났지만
나는 이 장면 하나를 위해
시간을 조용히 견디고 있었다.

버스는 쉽게 오지 않았고
기다림은 생각보다 길었다.
바람은 옷깃을 파고들었고
다리는 조금씩 무거워졌지만
이상하게 마음만큼은 점점 차분해졌다.
이 길 끝에 펼쳐진 바다가
말없이 나를 붙잡아 주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마침내,
모든 게 딱 맞는 순간이 찾아왔을 때
몇 시간의 기다림이 전부 이해되었다.
탁 트인 바다는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어”라는 말을
아무 소리 없이 건네고 있었고
나는 그 위로를 눈과 카메라에 담았다.

이 사진을 보는 너에게도
그 마음을 살짝 놓고 간다.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였던 그 순간처럼,
지금 네가 조금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괜찮다고, 충분히 잘 버티고 있다고.

한 장의 사진이
추억과 웃음 사이에서
조용히 마음을 녹여주는 날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