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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감성여행

노란 바람개비와 봄날의 하늘

by moldedokkaebl 2025.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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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바람개비와 봄날의 하늘

하늘은 이렇게나 맑고, 벚꽃은 여전히 눈부시게 피어납니다.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변했지만, 어떤 기억은 아직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분홍빛 꽃들 사이로 올려다본 하늘 한가운데
노란 바람개비 하나가 조용히 돌아갑니다.
그 노란색은 봄의 색이기도 하고,
기억과 약속의 색이기도 합니다.

2014년 4월 16일,
그날 이후 우리는 매년 이 계절이 되면
말하지 않아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순간을 마주합니다.
꽃은 피었지만, 그 꽃을 함께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노란 리본 대신, 오늘은 바람개비를 달았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하늘을 향해 조용히 돌며
우리는 잊지 않겠다고, 기억하겠다고
속삭이는 것만 같아서요.

누구도 잊혀지지 않기를,
어떤 이름도 바람 속에 흩어지지 않기를.
우리의 봄이 더욱 조심스러워지는 이유는
바로 그런 마음들 때문입니다.

하늘 위로 번지는 노란 바람개비 하나.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와 약속을
오늘도 가슴 깊이 새겨봅니다.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살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