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봄의감성여행

사진보다 따뜻했던 그 집 앞 풍경

by moldedokkaebl 2025. 5. 13.
반응형

오늘은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무려 한 시간을 걸었다.
햇살이 제법 따가웠지만, 마음은 묘하게 설렜다.
카메라 하나 메고, 조용히 걷는 길.
도착한 곳은 지인의 집 앞 작은 대문이었다.

그냥 대문 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름다웠다.
연한 하늘빛으로 칠해진 문 위로 노란 목향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꽃잎은 바람에 흩날리고, 그 아래로는 조용히 기대 선 자전거 한 대.
마치 누군가의 추억이 고스란히 이 장면 속에 스며든 것 같았다.

한참을 바라봤다.
프레임을 어떻게 짜야 할까보다, 그저 이 풍경에 마음이 먼저 멈췄다.
누군가의 소중한 일상이 이렇게 예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사진은 결국, 감정의 조각을 담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이 대문 앞에서 느꼈던 고요함과 따뜻함을
그대로 담고 싶었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스쳐 지나는 골목일지 몰라도,
오늘 나에겐 이곳이 가장 빛나는 장소였다.

이 한 장을 담기 위해 한 시간을 걸은 게, 전혀 아깝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마음이 더 단단해지는 느낌이었다.
가끔은 이렇게 느리게, 느끼면서 걷는 것도 참 좋구나 싶다.